01. 한 손으로 편하게
찜질중은 소파에 누워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자기 전 침대에서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대부분 한 손으로 폰을 든다.
그래서 조작의 기준을 '엄지 하나로 다 되는가'로 잡았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든 처음 해보는 사람이든, 처음 10초 안에 움직일 수 있어야 했다.
평소 포켓몬 GO나 구스구스덕(덕몽어스)을 자주 하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조작 때문에 괜히 자세를 고쳐 앉게 될 때가 있다. 처음에는 소파에 누워서 편하게 하다가도 화면 이곳저곳을 눌러야 하거나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어느새 폰을 두 손으로 붙잡고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 손으로 폰을 들고 있을 때 화면 위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려면 손가락을 한참 뻗거나 아예 폰을 다시 잡아야 한다. 별것 아닌 동작이지만 반복되면 은근히 귀찮다.
찜질중에서는 그런 사소한 불편함도 줄이고 싶었다. 쉬려고 들어온 곳에서 굳이 자세를 고쳐 앉거나 조작에 집중하지 않아도 됐으면 했다. 적어도 찜질중에서는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서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기를 바랐다.
02. 세 가지 조작, 각자의 역할
사람마다 편한 방식이 다르니 하나만 고르게 하지 않고 세 가지를 모두 넣었다. 대신 역할이 겹치지 않게 나눔다.
조작하는 일어울리는 상황
| 조이스틱 (왼쪽 아래) | 원하는 방향으로 걸기 | 직접 돌아다니고 싶을 때 |
| 바닥 탭 | 누른 곳까지 알아서 걸어가기 | 귀찮거나 한 손일 때 |
| 화면 끌기·두 손가락 | 카메라 돌리기·확대 | 주변을 둘러보고 싶을 때 |
PC에서는 방향키나 WASD로 걷고, 클릭하면 그 자리까지 간다.
조이스틱은 화면 기준으로 움직인다. 카메라를 돌려도 조이스틱을 위로 밀면 항상 화면 위쪽으로 간다. 작은 차이지만 이게 어긋나면 사람들이 바로 헷갈려 한다.

03. 알아서 돌아가는 길찾기
바닥을 탭했는데 캐릭터가 테이블에 부딪혀 멈추면 답답하다. 그래서 캐릭터가 벽과 가구를 피해 길을 찾아 걸어가게 했다.
- 다른 방을 눌러도 간다: 문을 지나는 길을 알아서 찾아 방과 방 사이를 이동한다.
- 벽에 막히면 미끄러지듯: 조이스틱으로 벽을 향해 가면 멈추지 않고 벽을 따라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 갈 수 없는 곳은 무시: 벽 밖이나 가구 위를 누르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
- 채팅할 때는 안 움직임: 글자를 치는 동안 키보드를 눌러도 캐릭터가 걸어가지 않는다.
아주 작은 폰(폭 320px)부터 태블릿, 가로 화면까지 조이스틱과 버튼이 겹치지 않는지도 확인했다.
조작을 테스트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 분명 가고 싶은 곳을 눌렀는데 캐릭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중간에 멈추는 순간이었다. 내가 직접 만든 공간인데도 테이블 하나를 제대로 피해 가지 못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면서도 조금 웃겼다.
처음에는 그냥 이동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조작해 보니 작은 불편함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특히 쉬려고 들어온 공간에서 캐릭터를 움직이기 위해 여러 번 화면을 누르거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사용자가 길을 일일이 찾아야 하는 대신, 가고 싶은 곳만 알려주면 캐릭터가 알아서 찾아가도록 하는 데 신경 썼다.
조작을 잘해야 편한 게임이 아니라, 조작을 신경 쓰지 않아도 편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오늘의 고찰
조작은 잘 되면 아무도 언급하지 않고, 안 되면 모두가 언급한다. 온라인 절 댓글의 "자리 앉는 방법을 모르겠어"처럼. 그래서 목표는 조작을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조작을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수면실에 누웠을 때 펼쳐지는 꿈 모드를 소개하려 한다.
▶ 찜질중 놀러 가기: https://jjimjiljung.yullul.com
'서비스기획자 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11.04 찜질중 개발일기) 쿼터뷰 카메라와 벽이 내려가는 화면 (0) | 2026.11.04 |
|---|---|
| 2026.11.03 찜질중 개발일기) 방 6개 공간 설계: 찜질방 동선을 IA처럼 (0) | 2026.11.03 |
| 2026.11.02 찜질중 개발일기) 2.5D 그림에서 진짜 3D로 바꾼 이유 (0) | 2026.11.02 |
| 2026.11.01 찜질중 개발일기) 양머리 2등신 캐릭터 기획 (0) | 2026.11.01 |
| 2026.10.31 찜질중 개발일기) 핵심 경험 정의: '쉬러 오는 게임' (0) | 2026.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