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4 찜질중 개발일기) 쿼터뷰 카메라와 벽이 내려가는 화면
01. 내 캐릭터가 자꾸 사라졌다
3D로 방을 만들고 나서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어이없게도 '내 캐릭터가 안 보인다'였다. 방 안으로 들어가면 카메라 쪽 벽이 캐릭터를 가렸고, 테이블이나 화분 뒤로 가도 모습이 숨어 버렸다.
쉬러 온 공간에서 내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한다면 그것부터 피곤한 일이다.

02. 인형의 집처럼 벽 낮추기
참고한 건 인형의 집(돌하우스)이었다. 앞쪽 벽이 열려 있어서 방 안이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구조다.
- 카메라는 비스듬히 위에서: RPG 게임처럼 비스듬한 각도(쿼터뷰)에서 캐릭터를 부드럽게 따라간다.
- 카메라 쪽 벽은 낮게: 지금 있는 방에서 카메라와 가까운 벽은 발목 높이까지만 남는다.
- 가리는 물건은 반투명하게: 그래도 캐릭터를 가리는 것이 있으면 살짝 투명해진다.
카메라를 돌리면 낮아지는 벽도 같이 바뀐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내 캐릭터는 항상 보인다.

03. 방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바뀐다
벽을 낮추면 방과 방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방을 옮길 때 '들어왔다'는 신호를 세 가지로 주었다.
- 조명: 문을 지나면 불가마는 주황빛, 얼음방은 푸른빛으로 천천히 바뀐다.
- 방 이름: 화면 위 배지에 지금 방 이름이 뜨고, 잠깐 안내 문구가 나온다.
- 자세: 방에 어울리는 자세를 알아서 잡는다. 불가마에서는 화로 앞에 앉는다.
카메라는 손가락으로 끌어 돌리고 두 손가락으로 확대할 수 있다. 너무 돌려서 헷갈리면 '내 위치'를 누르면 원래 시점으로 돌아온다.
처음 벽이 낮아지는 화면을 봤을 때는 생각보다 신기했다. 처음에는 방 안이 잘 보이게 하려면 그냥 벽을 없애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그렇게 하면 찜질방이 아니라 가구만 놓인 넓은 바닥처럼 보였다. 반대로 벽을 높이면 공간은 그럴듯해지지만 정작 내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실제 건물처럼 만드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공간 안에 있다는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불편하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평소 서비스 기획을 할 때도 화면에 정보를 얼마나 보여주고 감출지 고민하는데, 3D 공간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만 이번에는 버튼이나 메뉴가 아니라 벽과 카메라가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것과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걸 느꼈다.
오늘의 고찰
화면 설계에서 '사용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것처럼, 3D 공간에서도 가장 기본은 내가 보이는 것이었다. 예쁜 벽보다 내 캐릭터가 먼저다. 다음 글에서는 폰에서 한 손으로 움직이게 한 조작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한다.
▶ 찜질중 놀러 가기: https://jjimjiljung.yull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