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3 찜질중 개발일기) 방 6개 공간 설계: 찜질방 동선을 IA처럼
01. 찜질방에도 '홈 화면'이 있다
앱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IA, 즉 어떤 화면이 있고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정하는 것이다. 찜질중의 방 배치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실제 찜질방을 떠올려 보면 가운데에 넓은 휴게실이 있고, 그 주변에 불가마·소금방·얼음방 같은 방이 둔러싸 있다. 사람들은 방에 들어갔다가 다시 휴게실로 나오기를 반복한다. 휴게실이 앱의 홈 화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찜질중도 중앙 휴게실을 허브로 두고, 나머지 방을 문으로 연결했다. 지난 글에서 쓴 것처럼 모두가 이곳에서 시작하니, 사람이 적을 때도 서로 마주칠 수 있다.
02. 방 6개와 각자의 역할
방마다 색, 빛, 할 수 있는 행동을 다르게 정했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바뀌어야 '다른 곳에 왔다'는 느낌이 든다.
방분위기할 수 있는 것
| 중앙 휴게실 | 나무 바닥, 매트, TV, 낮은 테이블 | 모이기, 앉기, TV 보기 |
| 불가마 | 벽돌 돔, 활활 타는 화로, 주황빛, 수증기 | 화로 앞에 앉기 (온기 2배) |
| 소금방 | 분홍 소금 벽돌, 소금 램프 | 따뜻한 소금 위에 눕기 (온기 2배) |
| 얼음방 | 얼음 블록, 양머리 쓴 눈사람 | 더울 때 식히기 |
| 매점 | 계란·식혜·라면 카운터, 음료 냉장고 | 간식 받기·사기, 미니게임 |
| 수면실 | 밤하늘 벽, 수면 매트 | 눕으면 꿈 모드 |
얼음방 눈사람에게도 양머리를 씌운 건 작은 장난이다.
[캡처: 방 6개 각 한 장씩, 또는 모아서 한 장]



03. 지도는 하나, 쓰임은 여러 개
방과 문, 가구 위치는 한 곳에 지도 데이터로 정리해 두었다. 이 지도 하나를 여러 곳에서 같이 쓴다.
- 화면에 3D 방을 그릴 때
- 캐릭터가 벽과 가구를 피해 걸을 때
- '둘러보기'에서 방 이름을 누르면 문을 지나 알아서 걸어갈 때
- 지금 어느 방에 있는지 화면 위에 표시할 때
기획서에서 IA를 한 번 잘 정리해 두면 화면 설계와 개발이 다 그걸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다. 나중에 입구, 탈의실, 목욕탕 같은 방을 더 붙일 때도 지도에 방 하나만 추가하면 된다.
다음에 가장 먼저 추가하고 싶은 건 의외로 사주방이다. 찜질방에 가면 꼭 찜질만 하는 건 아니니까. 밥을 먹거나 잠을 자기도 하고, 가끔은 사주나 운세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나도 이런 걸 꽤 좋아하는 편이라, 찜질중에도 작은 사주방 하나쯤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구석에 작은 방을 만들어 두고, 안에 들어가면 수상하지만 어딘가 친근한 AI 사주 선생님이 앉아 있는 거다. 오늘 운세를 물어볼 수도 있고, 연애운을 봐달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결과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친구랑 찜질방에 놀러 갔다가 재미 삼아 운세를 보는 정도의 가벼운 경험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런 공간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찜질중이 단순히 돌아다니는 게임이 아니라, 들어올 때마다 소소하게 할 일이 생기는 진짜 찜질방처럼 느껴질 것 같다. 그렇다고 반드시 사주를 봐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문 앞을 지나쳐도 괜찮다. 그게 찜질중이니까.
오늘의 고찰
게임의 공간도 결국 정보 구조였다. 허브를 하나 정하고, 방마다 역할을 나누고, 지도를 한 곳에 모아 두니 공간이 늘어나도 헷갈리지 않았다. 다음 글에서는 이 공간에서 캐릭터가 벽에 가려지지 않게 만든 카메라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한다.
▶ 찜질중 놀러 가기: https://jjimjiljung.yullul.com